[책]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간만에 책을 완독할 수 있었다. 최근 부쩍 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위해 선물한 책만 3권에, 예전에 읽던 자개계발서 한권. 그리고 선물받은 책 한 권.
사실 읽고 있는 책이 두 권이나 있었으나 한 권은 자기계발서로, 한번에 후루룩 국수 먹듯이 읽어버리면 남는 게 없는 책인지라 상관 없고 한 권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살아 생전에 쓰던 편지들을 책으로 묷은 것으로 애초에 헤밍웨이에게 관심이 생긴 게 최근의 일이라 술술 읽히진 않아 골치를 앓고 있었다.
아무튼 그러던 차에 선물 받은 책이 그런대로 술술 읽히고 재미도 있는 여행 수필집이라 이 책을 먼저 들게 되었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름에서부터 벌써 뭔가 팍팍 ‘여행’이라는 골자가 냄새를 풍겨오지 않는가?
여튼 오늘 읽기 시작해서 오늘 다 읽었으니까 술술 읽히는 책이라는 사실은 입증이 된 셈이다.
이 책을 한참 읽는 중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책 내용이 뭔가 익숙한 것이, 이런 게 데자뷰인가. 하는 생각과 유명한 내용의 책은 역시 다른건가. 하는 생각이 한데 뒤섞여 내 머릿속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참 고민을 하고 생각해 보니 이 책, 내가 인터넷에서 받은 텍스트 중의 하나로, 내 아이패드에 저장되어 있는 수필 중의 하나였다. 무슨 이유였는지(아마도 아이패드로 책을 읽는 건 종이 활자보다 힘들었기 때문이겠지만) 중단에 읽다 끊은 책이었지만, 아무튼 분명히 읽은 적이 있는 책이었다. 그런 책을 선물로 받다니 이것도 참 아이러니하고 웃기지.
수필집은 여러 모로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다. 더군다나 여행 수필집의 주인공들은 대개 굉장히 외향적이고 가격 흥정도 잘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읽고 있으면 주인공을 동경하게 된다. 이번 수필집 역시 예외는 아니었고, 굉장히 다사다난한 인도 여행의 단편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역시 존경할 만한 대처법으로 나의 마음을 만져주었다.
그런 주인공(류시화님)이 여행 중에 겪은 내용들은 우리 나라에서는 겪기 굉장히 힘든 것들이 주류를 이룬다. 인도의 수많은 거지들과 성자들과 승려들의 그 당당한 행동은 나의 어이를 꺾고서 자신의 길을 주장한다. 이건 참 웃긴 일이기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굉장히 감명이 깊기도 했다. 다른게 아니라 내 주위의 삶이 세상의 전부라고 여기며 살고 있는 나의 어리석음을 자연스럽게 뭉개버리는 그들의 행동은 감명스럽기에 충분했으니까. 아무튼 책을 다 읽고서는 어김없이 여행이 가고 싶었는데, 사실 여행이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은 이 책의 감상으로 적당하지 않다. 이 책은 여행을 권장한다기 보단, 생각의 변화를 권장하고 있었으니까. 벌어진 일에 대한 걱정과 불만은 자신에게 손해일 뿐이라는 큰 가르침이 이 책의 가장 큰 핵심이니까. 뭐, 여행을 가고 싶어지는 건 부가 서비스 비슷한 개념일까.
무엇보다 이 책은 류시화 님이 수첩으로 적어 오신 인디아 어록이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나 역시 이런 방법을 한번 따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리고 읽으면서 릭샤가 정확하게 어떤 것일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검색해보니 인력거(자전거와 오토 두 가지 종류가 있더이다.)였다. 2005년부터 차츰차츰 줄여나가고 있다고 한다.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흥미가 동할 수밖에 없었지. 그러고 보니 필리핀에도 비슷한 게 있었는데. 이름 까먹 ㅎㅎ..
여튼 책 읽기는 스트레스도 날려주고 생각도 하게 해주는 굉장히 좋은 수단이 되는 것 같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글 쓰는 스트레스를 편지에 쏟아버린 것처럼 말이다. 뭔가 이루어냈다는 충족감도 확실히 달성시켜주고.
1월 1일에 완독한 책이고 선물 받은 책이라 꽤 긴 감상문이 된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 잘 읽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