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밤은 부드러워
피츠제럴드의 소설, 밤은 부드러워. 어쩌다 보니 너무 빨리 다 읽어 버렸네. 느긋하게 천천히 나아갈 생각이었는데, 어떻게 읽다 보니까 이렇게 되었다.
보자. 이 소설에 대해 정의를 해볼까.
사실 애석하게도 이 소설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가 없다. 뭐랄까 위인전의 그것을 보는 듯한 들쑥날쑥함과, 특별한 의미 없는 사건들도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고. 여튼 뭐랄까 이상한 형태의 소설인 건 확실했다.
하지만 다 보고 나서는 씁쓸하고 안타까움이 가슴을 가득 메웠다. 이는 분명히 피츠제럴드의 삶을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글귀와 어울리게 이 소설의 주인공인 딕은 상당히 그와 비슷한 모습으로 파국에 치닫는다. 그것 때문인지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뒷맛이 너무 씁쓸해서 [The End] 라고 적혀 있는 글자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개츠비부터 완독을 했어야 했는데. 그래야 개츠비와의 비교로 좀 더 그럴듯한 독후감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여튼.
이 책은 1부와 2부, 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와 2부에 비해 완전한 파국을 맞이하는 3부는 상당히 짧으며 그래서 사실상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쓴 사람들은(얼마 없었지만..) 2부와 3부를 그냥 합쳐서 생각한 모양.
1부는 로즈마리의 시점에서 다이버 부부를 보는, 로맨스적 향취가 물씬 나는 내용으로, 다들 똑같이 생각하는 것처럼 꽤 지겨웠다. ㅋ.. ㅋㅋ.. 그래도 나쁘진 않았는데 사실 나는 로맨스에 대한 로망과 희망을 놓고 싶지 않아하는 부류이기 때문이다.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로맨스는 간질간질함이 있지.
2부와 3부는 딕과 니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서서히 서서히 무너져내리는 것이 눈에 보여서 안타깝고 슬펐다. 사람의 감정에 회의적이 되는 느낌이다. 허허.
뭐 더 이상의 내용은 생략하고 이 책에 대해 생각해 보건데, 나는 고전 명작에 대해 깊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딱 뭐라고 한마디로 표현을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첫 번째로 읽은 고전 치고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씁쓸하고 좋네.
자, 다음은 뭘 읽을까. 즐거운 고민을 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