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이어리(그러니까.. 플래너.)를 집어들면서 눈에 띈, 언젠가 램린이가 나에게 생선으로 주었지만 편식쟁이였던 과거의 내가 완독하지 않은 책, 제목을 보고 들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위대한 개츠비’를 집어들었다. 이유는 다른 독후감에서도 거론했듯이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실 그다지 즐거운 독서는 아니었다. 자주 하는 파티도, 개츠비의 재력과 로맨틱한 면도, 개인적 성향이 짙은 사람들의 모습도, 그 모든 모습이 나에게 자극적이지도 신기하지도, 그렇다고 해서 공감이 가지도 않았기 때문이리라. 밤은 부드러워와 비교를 해보자면 아무래도 기승전결이 뚜렷한 느낌이었긴 했다. 그리고 마지막엔 반전 아닌 반전이 기다리고 있기도 했고..(사실 대충 예상은 했었지만.. 하는 느낌의 반전이었다.) 마지막으로 결정적으로 나는 해피 엔딩을 좋아하는 부류이기 때문에 끝맛 역시 썩 좋지 않았다.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밤은 부드러워’가 더 좋았다고나 할까.

부정적인 소리를 주욱 늘어놓았는데, 사실 흥미 위주의 소설들에 비해서 그렇다는 이야기고.(더군다나 경주에 오기 전에 ‘거의 완독할 뻔한’ 빌린 책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가 찝찝하기까지 한 상태였기 때문에) 재즈 시대의 사회상을 잘 담은 작품으로써 사실 굉장히 만족스럽긴 하다. 그 풍족함과 향락에 나까지 빠져들 뻔 했으니까.(물론 그 풍족함과 향락이 반 정도는 졸음을 의미한다.)

폰트가 작은 책들에 대해 내 가독 속도는 확실히 확 줄어드는 모양이다. 더군다나 아침에 읽어서 꾸벅꾸벅.

그래도 마지막까지 읽고 보니 재밌었던 것 같다.

아쉽다. 좀 더 꼭꼭 씹어 읽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