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는 책이라는 것 쯤은, 제목만으로도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대개 ‘창의성’을 강조하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책의 활자들이 ‘창의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창의성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머리에서 나와야 하는 법. 그런 의미에서 창의성을 개발시켜준다는 책은 오히려 독자들의 창의성을 묶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내가 이런 말로 글머리를 시작하는 이유는 다들 알고 있겠지만, 창의력이라는 것도 역시 근력, 지구력처럼 단련하면 강해지는 힘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굳어버린 머리라는 말의 의미를 꽤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진리인 줄 알았던 멍청한 과거의 나. 지금도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꽤 있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이 책을 읽고 조금은 그 굳어진 머리가 풀어졌다고 믿고 싶다.

이 책은 저번주 토요일, 아무 생각 없이 서면에 놀러가서 사온 책이다. 나는 책을 읽는 것보다 사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책을 소유하면 그 책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마치 내것이 된 마냥 신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인데, 하지만 사놓고 읽지 않는 책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아, 말의 요지가 흐트러지는 것 같네. 아무튼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이 책 역시 무언가 지식을 주는 책이 아닌지라 자기계발서로 구분될 것이다. 자기계발서는 인스턴트 식품과 같아서 먹을 때는 행복하지만, 먹고 나서는 너무 과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 책 역시 조금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방금 전에 프로의 경지를 완독한 후가 아닌가. 여러권의 책을 아울러 읽는 방식은 역시 별로 안 좋은 것 같다. 특히 자기계발서는 책 전체적으로 하고싶어하는 말이 존재할텐데, 이 책 저 책 기웃거리며 그 큰 흐름을 잃을 공산이 크다.

아이고 별 쓸데 없는 말을 계속 쓰고 있네. 어차피 미래의 나를 위해 쓰는 글인지라 갈팡질팡해도 괜찮아. 라는 느낌으로 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 책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바로 전에 읽은 ‘프로의 경지’보다는 확실히 좋았다. 즐겁게, 유쾌하게 나의 창의성을 돋울 수 있었다. 이 책은 내가 생각하던 ‘창의력을 고정시키는’ 책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좀 더 창의력이 돋보이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느냐를 주 골자로 하는 책이었으니까. 아무튼 내 고정관념 하나가 깨진 것 같아서 참 다행이다.

아무튼 끝. 다음에 다시 읽을 수 있다면 다시 읽어야지. 하고 생각하며 글을 마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