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나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없었다. 일단 ‘외우는 것’에 자신이 없었고, 사회에 대한 이해를 ‘스토리’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저히 그 딱딱한 교과서로는 사회를 스토리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활자를 그저 활자로, 그림을 그저 그림으로.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사이를 이어 스토리를 만드는 게 도저히 가능할 법 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사회를 등한시 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그래서 나는 옛날부터 꿈꿔오던 프로그래밍을 위하여 공대를 선택하였으며, 지금의 내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 예전에 혹시라도 사회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모를 일이다. 엄마가 그렇게 염원했던 교사의 길을 걸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뭐, 아무튼 사족이 길어졌는데,(아니 사수라고 해야 하나?) 이번에 1984를 읽으면서 사상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이 생겼고, 그로 인해 조금은, 아주 앝게나마 사상과 사회에 대한 의구심과 지식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본래 내가 가진 지식의 짧음을 어필하고 싶었던 거지.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전체주의의 극단적인 면을 굉장히 강조해서 극사실적으로 풀어낸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건 단 한가지인 것 같다.

‘전체주의는 아주 무서운 사상이므로 배척해야 한다.’

그걸 말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지. 미래의(지금에 와서는 과거이지만.) 전체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자유와 의지를 깡그리 무시하고 권력만이 신으로 군림하는 세계를 그렇게나 디테일하게 그려낸 것이다.

조지 오웰이 죽기 전에 낸 마지막 책이며 그런 만큼 문장도 설정도 잘 다듬어져 있었으리라.

그렇지만 내가 본 책은 꽤 옛날 책인지라 해석이 굉장히 딱딱했다. 한자어가 많이 들어가서 그렇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옛날 책들은 마치 한자를 억지로 구겨넣은 듯한 인상을 풍기니까. 뭐, 빅 브라더를 대형이라고 해석하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외는 역시 좀 무리한 해석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한다.

아무튼 결국 윈스턴은 마지막 인간에서 사회의 부품이 되며 즐겁게 총알을 받아들인다.

씁쓸하면서도 굉장히 소름이 돋는 일이다. 사상과 사회로 인한 변화와 구속이 그정도로 강렬할 수 있다니. 상상만으로도 오금이 저린다.

과연 유토피아란 존재할 수 있을까 하고 되지도 않는 사색에 잠겨보며 글을 마쳐야겠다.

재밌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