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조금씩 읽으면서 결국 어제야 다 읽었다. 그러니까, 토요일. 선제 선배와의 약속을 기다리면서 읽다 보니 어느새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사실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전자책이다 보니 얼마나 남았는지 쉽게 가늠할 수 없었다. 물론 프로그래스바가 있어서 얼마나 읽었는지 그 진척도를 확인할 수 있으나, 뒤에 내용 이외의 부분이 잔뜩 붙어 있어서 내 생각보다 일찍 갑작스럽게 책을 끝내게 되어서 조금 놀랬다.

이 책은 창의력을 개발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진 책인 모양이다. 책을 읽어나가면 많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제들이 장마다 이어져 있다. 꽤 흥미로운 문제들이 많았는데, 나는 참을성이 부족한지 조금만 난관에 부딛히면 다음 장으로 빨리 넘겨서 정답을 알고 싶은 마음이 내 손가락을 흔들어댔다. 몇 문제는 결국 그런 마음에 굴복하고 말았지만 최대한 내 창의력을 개발하려 노력하며 읽었다.

다 읽고 나서의 감상은, 이게 창의력을 개발하자는 말인지, 아니면 창의력을 제한하자는 말인지 당최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정도가 될 것 같다. 창의력을 자극하는 많은 문제들은 ‘정답이 없는 문제’인 경우가 과반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애써 ‘정답’을 만들어서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그런 정답이 없는 문제의 경우에는 정답이 없음을 명시하고 그 수많은 정답 중 하나가 이렇게 된다. 라고 적어도 설명은 해야 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정답 중 괜찮은 정답 하나’를 정답이라고 확실시 하고 독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상상력을 오히려 제한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의도는 뭐,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들도 각각 재미있는 편이었고, 생각할 기회를 준다는 것 역시 평범함을 깨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주는 것 같다.

아무튼, 다 읽었네. 꽤 오래 읽은 것 같은데. 재밌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문제들만 모아둔 책이 있다면 천천히 풀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