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방금 열심히 쓴 글을 날려먹었다. 빌어먹을 제로보드.

아무튼 날려버렸으니 다시 쓰긴 써야겠지. 하고 이렇게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고는 있으나,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는 것이 제기랄. 그래도 날려버린 게 소스였다면 훨씬 큰 후폭풍으로 컴퓨터를 때려부수고 싶었겠지. 라고 나를 위안해 본다.

오늘은 어린이 대공원에 갔다. 벼르고 벼르던 초행 산책길이었기 때문에 두근두근.

하지만 이건 일기장이 아니기 때문에 어린이 대공원에 대한 생각은 풀지 않겠다. 내 일기장에 적을 것도 좀 남겨줘야 하잖아.

이 책은 그 어린이 대공원의 한쪽 구석에서 발견했다. 숲속 도서관이라는 부스 안에 책들이 와르르 있었는데(안타깝게도 대부분이 동화책이었지만) 그 중에 한 권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아주 심플했다. 어차피 골라서 읽기 시작하는 거, 다 읽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작은 책을 고른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처럼 짧지만은 않았던 책이었지..

그래도 그런 공간 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조성한 것은 굉장히 좋았다. 신선하고. 나도 나 나름대로 읽을 책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하고 후회하고 있었는데 이 기회를 잡아서 결국 책 하나를 다 읽었으니. 그런데 이런 식으로 오픈해 두면 분실은 많이 일어나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다.

또 글이 중구난방이 되기 시작하네. 빨리 책 내용으로 넘어가자.

이 책은 아주 무난한 자기계발서이다. 무난하다는 말은 누가 봐도 실패할 것 같지 않다는 의미이다. 누가 집든 이 책은 괜찮게, 무난하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런 문체가 참 부럽다. 내 글은 습관적으로 난잡하게 만들어지는 반면 다른 사람들의 글은 왜 그리 다들 멋져 보이는지. 제길.

아무튼 그런 면에서 꽤 괜찮게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무난하다는 말의 의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거겠지만, 나머지 하나는 너무 무난해서 큰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자기계발서임에도 큰 자극이 없었다. 이상하게도. 너무 무난해서 그렇다. 라는 결론밖에 내릴 수가 없었는데, 하지만 전혀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닌지라 내 가슴 속에 차분히 가라앉아서 열정에 부싯돌을 부딪히고 있다.

생각해보면 결국 하루만에 다 읽었다. 요 최근 이렇게 하루만에 책 읽은 적이 얼마나 있었던지. 예전 중고등학교 시절에야 자주 그랬지만, 요즘에는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나의 독서편력이 변화했으니까. 예전의 나는 소설책(생각 없이 읽어도 되는 책)들만 주구장창 읽었으니 속독이 가능했지.

에고. 아무튼 모르겠다. 이제 그만 적을래. 한번 날리고 나니 짜증난다 ㅋㅋ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