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프로그래머,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에 이어서 얼마 전에 중고 서점에서 구한(진짜 책장에서 이 책이 반짝거리고 있을 때는 얼마나 감격이었는지. 정말로 그 자리에서 깡총 뛰고 싶었다.) 행복한 프로그래밍을 드디어 다 읽었다. 미루고 미루고 미루었던 이유는 이렇게나 즐겁고 가벼운 책을 전공 서적이라는 이유로 제기랄 멀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요즘에 영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나였기 때문에 아무튼 지금 상황으로써는 읽을 수가 없어. 하고 나의 마음에 제동을 걸어두었었다.

아무튼 한번 마음을 먹으니 역시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렸구나.

이 책 역시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애초에 임백준님의 글들은 소설적인 요소들이 은근히 가미가 되어 있어서 내 취향에 맞다. 그리고 생각하는 즐거움도 근근히 안겨주고. 중간 중간 들어가 있는 알고리즘 문제들은 두뇌를 팽팽 돌아가게 한다. 아무튼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챕터는 특이하게도 시간 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커피 종류를 하나 하나 새겨넣음으로써 적절히 느긋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커피를 마시면서 손쉽게 읽어나갈 수 있겠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 뒤로 정말로 이 챕터에서 다루고자 하는 바를 적어두고 있는데, 뭐 딱히 챕터에 연연하지 않고 챕터 내의 소분류만으로도 상당히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들은 뭐, 알고리즘에 대한 이야기,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 등등. 에세이와 알고리즘을 적절히 섞어 놓은 느낌이다.(아니, 그러니까 그래서 즐겁다니까.)

보아하니 임백준님이 처음으로 발간한 책인 모양! 뭐 그렇다고 해서 책의 내용이 농익지 않았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재미있다! 아마도 조심스럽게 추측하자면 그의 사상과 철학이, 프로그래밍을 대하는 그의 조심스러움과 예술적인 면을 강조하는 그의 어투가 나에게 깊은 감명을 주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다 읽어버렸네.. 이제 ‘임백준의 소프트웨어 산책’만 구하면 완벽할텐데 ㅋㅋ

시간이 허락한다면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 뉴욕의 프로그래머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다시 읽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리겠지만..(다른 책들의 유혹이 너무 강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