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받은 책으로, 정말 간만에 독후감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글자가 큼지막하고 그림도 많이 들어간 책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었고 때문에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부쩍 마음 속을 잠식해 나간 덕분인데, 그래서 아침에 슬쩍 열어본다는 게 결국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동화적 느낌을 물씬 품고 있는 이 책은, 예전 별그대에서 도민준이 계속 가지고 있던, 보고 있던 책이었다. 그 때는 그저 드라마적 장치 그 이상으로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 책은 이제 새롭게 나에게 성큼 다가서 있었다.(드라마는 사실 제대로 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한 해석을 해볼 여지가 그다지 없다 ㅋㅋ 그저 드라마에 나왔었지.. 하는 정도로만 인지하고 있었을 뿐이었지.)

이 책의 주인공은 도자기로 만들어진 토끼 인형, ‘에드워드 툴레인’으로써, 이 책 속에서 펼쳐지는 여행으로 인해 사랑을 배워나간다.

에드워드는 그 여행의 사이에서 정말로 많은 이름을 가지는데 그 이름들 하나 하나는 그에게 사랑을 준 사람들의 사랑이 가득 차 있다. 초반의 ‘정말 질리지도 않고 다른 이름으로 불러대는구나’하고 생각하던 도도하고 사랑을 주는 법을 몰랐던 에드워드의 심경의 변화는 정말이지 눈가를 적셨다. 나 정말로 눈물이 많구나..

‘날 보세요. 할머니가 소원을 빌었잖아요. 난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요. 그건 끔찍한 일이었어요. 아파요. 마음이 아프다고요. 날 도와줘요.’

어느 할머니의 모습에서 처음, 흑멧돼지가 되는 공주의 이야기를 들려준 펠리그리나 할머니의 모습을 본 에드워드의 외침은 비수처럼 날카로웠다.

사랑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로써, 아무튼 한쪽의 일반적인 관계만으로는 아픔이 심화되는 과정이리라. 그렇다고 그 순간의 고통의 단면만을 바라보고 사랑의 관계 자체를 부정한다면 사랑을 할 수 있는,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될까.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나는 사랑을 주는 방법 역시 배워나가야 한다.

아무튼 생각을 많이 했다.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