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인수 선배의 가게. 인수 선배와 11시에 마치고 술마시기로 했기 때문에 시간이 남아서(아무래도 경수 집 가서 기다리면 하릴없이 시간을 죽일 것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이 곳에 있는 것을 택했다. 더군다나 커피도 마실 수 있고 ㅋㅋ) 인수 선배가 준 잡지를 다 읽고 고민 끝에 정말 오래 읽어온 고전혁명을 읽기로 마음 먹었다.

지금 누나를 보내준다고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아서 다이어리도 없는 터라 얼마나 이 책을 읽었는지 가늠이 잘 되지 않으나 아마 한달 이상일 것이라 본다.. 그렇게나 허무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왔다. 물론 헛된 하루 하루들은 아니었으나 나 자신의 의지박약이 허무를 몰고 온 셈이지.

그래서 아무튼 결과적으로 오늘 드디어 고전혁명을 완독했다. 철학하라를 쓴 저자와 또 다른 저자 둘이서 쓴 책이었는데 아무래도 철학하라와 겹치는 내용이 많은 것은 역시 같은 저자가 쓴 부분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고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나는 이 책은 정말로 그들의 설명대로 나 자신을 뒤돌아보는 도구로써 충실하게 쓰이는 것 같다. 고전이란 내가 열심히 쌓아올리는 일기장처럼 과거의 실수를 그리고 과거의 성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런 과거를 손쉽게 참조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로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간 중간 저자들의 대화들이 고전을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은 뭔가 작위적인 것 같아서 기분이 야시꾸리했다.. ㅋㅋ 마치 자신들의 지식을 고전에 빗대서 마구 뽐내는 느낌. 꼬리깃을 활짝 펼친 공작들처럼. 뭐 그런 모습을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내가 꼬인 심사로 읽어서 그런걸까 ㅋㅋ 그래도 고전에 대한 강조는 확실히 각인되었다 ㅋㅋ 그런 면에 있어서는 확실히 그들의 의도와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으로 인해 그리고 이런 계기를 마련해준 누나로 인해 내 시각이 확장되었구나 하는 것을 제대로 깨달을 기회를 여기 저기서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마움과 애정이 문득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아하니 나도 참 못말리는 듯.. ㅎㅎ

어제의 글에서 읽은 것처럼, 변혁을 두려워하면 나아갈 수가 없다. 스몰토크의 예를 말하는 것. ㅋㅋ 부담감 없이 진보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내가 참 만족스럽다.

재밌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