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오고 가며 조금씩 조금씩 야금 야금 읽어오던 이 책을 드디어 완독했다. 조금 부끄러운 일이지만 우리 집에는 읽고 싶어서, 공부하고 싶어서 사둔 전공 서적들이 산더미(과장하자면..)처럼 쌓여있는데, 그 쌓여있는 모습을 그저 넋놓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만은 없다는 위기감을 계속해서 느껴오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가장 얇고 간단한 책부터 독파해나가자 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얼마전에 뽑았고 드디어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이전에 미경선배랑 홍대에서 만났을 때 샀던 책이었나..? 아마 그랬을 듯.. 심심풀이로 읽기 좋겠다 싶어서 구매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내 기억력 참 쓰레기.. ㅋㅋ

아무튼 책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전체적으로 굉장히 이로웠다. cpu나 레지스터에 관한 간단하지만 실용적인 이야기들이 가득 차 있었다. 전공 시간에 좀 더 열심히 했으면 아마 이미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지고 있을테지만.. 에효. 아무튼 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이라면 CPU 구조 부분과 부동 소수점 부분. 그리고 어셈블리어 부분. CPU 구조 부분은 사실 이렇다 할 기억에 담아둬야 할 정도로 크게 중요한 부분은 많이 없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조금 디테일하게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에 대해 대략적으로나마 머리에 넣을 수 있었고, 부동 소수점 부분은 수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던 나의 무지를 다시금 깨닫게 만들어주는 게가기 되었다 ㅋㅋ 그리고 어셈블리어. 사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어셈블리어에 대한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지식을 접하다 보니 어셈블리어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은 필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디버깅에 있어서는 원시인 수준이었는데, 그 원시인이 고수들의 디버깅 실력 중 중요한 부분의 일부가 어셈블리어 능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혜안을 얻은 듯한 기분 ㅋㅋ

아무튼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렇게 딱딱하지도 않았고 엄청나게 깊고 머리아픈 지식의 전달의 요체도 아니었다. 가벼운 유흥거리를 읽는 기분으로 줄줄 읽어나갔다. 단점이라면 좀 오래 된 책이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왕의 권력을 누릴 때인지라 윈도우 기반의 설명으로 가득차 있다는 정도? 시대적으로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2002년에 한국어 초판이 나왔으니까..) 그리고 좀 쉬어가는 느낌으로 간단한 자료구조 내용도 나오고 있었는데 그런 부분도 딱히 깊게 다루지 않고 언급만 하고 넘어가서 좀 라이트한 느낌이 더 강했던 거 같다. 그런 가벼움이 좋았지만. 뭐 아무튼 결론적으로는 다시 읽을만 하겠다.. 싶은 기분이 든다. ㅋㅋ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