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하면서 짬짬이 읽었다. 출퇴근 시간이 길다는 건 이런 점에서 장점이 있구나. 열심히 책을 읽을 수 있다. 이게 장점이라고 하긴 좀 그런가.. 아무튼 강제성을 띄고 책을 읽게 되니까 평소보다 독서량이 늘어났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

리팩토링.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생각만 하다가 전에 갑작스럽게 그냥 구매해 버렸고, 그래서 구매한 김에 자바 퍼즐러만 다 읽으면 바로 저걸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바 퍼즐러를 다 읽자마자 나는 이걸 손에 쥐었고, 회사를 오가며 열심히 읽었다.

다 읽고 나서의 감상은, 마틴 파울러라는 사람에 대한 호감이 생겼다? 사람이란 글에서도 그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법이다. 마틴 파울러는 자신을 낮출 줄 알고, 자기 자신의 지식을 뽐내지 않는 사람인 듯 보였다. 그리고 더군다나 나는 리팩토링에 관심이 있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도 꽤나 흥미롭다. 그 역시 리팩토링에 관심이 있어서 이런 책을 썼을 테니까.(굉장히 옛날 책이긴 하지만..)

그리고 또 다른 점은, 리팩토링이라는 것이 간단한 것과 복잡한 것을 아우르고 있으며, 내가 하고 있는 작은 것들도 모두 리팩토링에 포함되는구나 하는 확신을 얻었다.(나는 리팩토링을 행하면서도 과연 이런 사소한 것도 리팩토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고 자괴감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또한, 리팩토링의 구조 변경을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고 접근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본질적으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동작으로 바꿔버리면 그건 리팩토링이 아니라 새로운 기능을 구현한 것이고, 또한 테스트 없이 리팩토링을 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다.

또한 리팩토링은 디자인 패턴과 굉장히 연관이 많은 부분이 있는지라, 아마 디자인 패턴을 읽지 않고 리팩토링부터 읽었으면 별로 아무런 감흥이 없었으리라 짐작한다.

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왜 지금까지 미뤄둔건지. 미래의 나든, 이 글을 우연찮게 보게 된 분이든 누구든 간에 리팩토링 책은 구판 말고 꼭 신판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번역이 정말이지 쓰레기.. 마음에 드는 책인데 번역이 쓰레기니까 기분이 정말 나빴다.. 이 책은 새로 구매해서 읽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켄트 벡이 자주 언급되는데 그로 인해 또한 XP에 대한 언급도 살짝 살짝 나온다. 익스트림 프로그래밍..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고 싶은데. 언제가 될까 싶긴 하지만.. ㅋㅋ

어른이 되어서도 꿈과 희망이라는 것은 전혀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 존재하는 것만 같다. 나중에는 친구들과 팀을 꾸리고 내가 원하는 환경에서 원하는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을까? 이런 리팩토링도 즐겁게 의논하며 코딩하는 환경을 꿈꾸면서 책을 덮었다.(이 책에서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그들만의 친밀한 감정적 교류가 이런 감정선을 자극한 것 같다.)

재밌었다. ㅋㅋ 다음 책은 뭐로 하지..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