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산지가 벌써 일년이 넘었구나. 서울 올라와서 만주 집에서 살면서 처음으로 충동구매 한 책이니까, 일년이 넘었지. 그렇게 서울에 올라와서 계속해서 내 책장에 꽂혀있던 책을 그래도 겨우 겨우 한번이라도 이렇게 완독했다는 건 꽤 기분이 좋은 일인 것 같다.

사실 완독했다고 표현하고 있긴 하지만, 반 정도는 제대로 보지 못했다. 수학 분야는 정말이지 기초가 부족한 탓에 아예 거의 보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고, 그 이외의 언어적인 부분이나 조금 봤나. 아무튼 내 생각으로는 절반 정도?만 그래도 봤다고 할 수 있고 나머지는 거의 무시한 수준이나 마찬가지.. 그래도 읽으려고 노력하면서 읽었으니 알게 모르게 새로운 지식을 많이 쌓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년 전의 나에 비해서는 확실히 실력이 늘었구나 하고 느꼈다. 그때는 초반부를 보다가 지쳐서 나가떨어지고, 그래도 봐야지 하면서 눈 비비면서 읽었었는데 이번에는 중반까지는 그래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언어적인 측면에서 발전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진짜 일년 전의 나는 무식하기 그지 없었구나.. 취업 박람회 갔을 때의 나는 정말 부끄러운 수준의 실력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독후감이니까 책 이야기를 해야겠지.

이 책은 게임 프로그래밍의 정석이라는 이름답게 게임 프로그래밍의 전반적인 내용을 대충(대충이라고 해도 게임이다. 양이 엄청 방대하고, 내용 역시 결코 얕지 않다..) 기술하고 있다. 사실상 게임 라이브러리를 만들면서 게임의 이론적인 부분을 습득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쉽고 편한 게임 엔진이 범람하는 지금 세상에 있어서는 그저 게임만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흥미가 동하지 않을 책일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게임 만드는 내용에 대한 진전은 너무 더디고, 어렵긴 어렵고.. 일년 전의 내가 딱 이 수준이었다. 빌어먹을 그래도 보자! 하고 오기로 반 정도 읽었으나… 결국 이번에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ㅋㅋ 리팩토링을 다 읽고 나서부터 시작했으니까 읽기 시작한지 한달이 좀 안되어서 다 읽은 셈이다.

내용은 텍스트 게임 -> 2d 게임 -> 3d 게임 순으로 라이브러리 및 게임을 발전시키면서 그에 대한 설명을 하는 식인데, 나는 정말 수학쪽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모양이다.. 행렬 부분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힘들어졌다.. 3d 게임도 결국 언젠가는 손을 댈 예정인데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정말 도태되어 버리고 말거야 ㅠㅠ

그런 연유로 수학 책도 몇개 사 놨는데.. 글쎄.. 아무튼 수학 부분에 대해서는 갈증도 있고 배워야 할 필요성도 목적성도 충분하다. 일단 좀 쉬어가는 책을 읽고 그 다음으로 바로 수학 책으로 넘어가야겠다 싶은 마음이 있다..

비록 대충 읽었으나,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모르게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다. 뮤텍스 잠금의 좀 더 확실한 내용이라거나 쓰레드 안전성 같은 것들이라거나. 아무튼. 이 저자 정도의 실력이 되려면 대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걸까.. 하는 도전의식도 불태울 수 있었고…

그렇지만 이 책 너무 두꺼웠다 ㅋㅋㅋㅋ 힘들었어.. 아무튼 대충이라도 다 읽었으니 이걸로 만족해야겠다. 다음에 다시 꼭! 다시 읽어보자. 이번에 느낀 발전했다는 느낌을 다시 느껴보자.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