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구매한 이유는 꽤 복합적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책의 제목대로 정말로 내가 프로그래머로 사는 법을 몰라서 이 책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로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은 애초에 프로그래머로써의 자신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말일테니까. 나는 이제 사회인으로써도, 프로그래머로써도 초년생이고 그래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라던가 그것에 상응하는 일말의 두려움은 그다지 느끼지 않고 있다.(현재로서는 그렇다는 의미이다. 물론 나중에는 나의 길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제목의 책을 구매했다는 것은 사실 나도 어느 정도 미래의 내가 할 고민에 대해 미리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지도 모르겠다.

뭐 앞에서는 그럴듯하게 말했지만, 사실 이 책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비야네 스트롭스트룹님의 인터뷰 때문이다… ㅋ Effective c++을 처음으로 구매했을 때부터 계속해서 c++에 대한 애증이 커져왔는데 그 애증의 출발지점에 서 있는 분의 인터뷰는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했다. 그래서 구매. ㅋ.

하지만 역시 이 책은 제목에 충실했다. 당연히 기술서적이 아니니까 기술적인 부분에 치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프로그래머의 나아갈 길이라거나 관리법 등등 사실상 프로그래머의 자기계발서로써 매우 충실했다. 그리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것은 ‘재미있는 일을 하다 보면 성공할 수 있다.’ 정말 여타 자기계발서적과 완벽히 괘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뭐 그렇지만 여러가지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부분도 많이 있었다. 프로젝트 관리법이라거나 뭐 취업 가이드 혹은 창업 가이드 비슷한 우리나라 프로그래머들의 인터뷰 등. 그런 면에 있어서는 순기능이 뚜렷하지만…

그렇지만 자기계발서의 한계는 넘칠 정도로 많고 크게 꿈을 키운다는 것에 있다. 그렇게 순간적으로 폭발적으로 커진 꿈을 현실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렇게 희망찼던 미래는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만사가 귀찮아지는데, 그게 바로 내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슬럼프 기간이다.

물론 그들이 말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선 현실이었겠지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안되는 법이다. 그들의 잣대는 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끼워넣기에는 너무나 큰 잣대일 것이다.(물론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잣대가 있다면 이렇게 고생도 하지 않겠지만 ㅋㅋ)

하지만 역시 그들의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희망찼으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근데 무엇보다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는 쓸모가 없는 지식이 너무 많아.. 아무튼 필요 없는 부분은 대충 대충 읽으면서 잘 읽었고, 흥미가 동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음 ㅋㅋ 다음에 재밌었던 부분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싶다 ㅋㅋ

재미있었던 부분은 그 많은 긱스 개발자들도 하나같이 다른 성격과 취미와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뭐 당연한 것이겠지만. 아무튼 그들도 사람이구나.. 하고 깨닫는 건 꽤 의미가 있다.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