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아앙 드디어 다 읽었다. 언제부터 읽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는데,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읽어온 변신을 드디어 다 읽었음. 어제 에현이를 집에 바래다주고 우리 집으로 돌아오면서 진짜 간만에 아 맞아 이거 읽고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펼쳤는데, 생각 외로 빠르게 다 볼 수 있었다. 아이고 힘들다 ㅋㅋ

미묘한 해석의 뉘앙스 때문인지, 아니면 번역을 이상하게 한건지 아무튼 문체가 굉장히 거슬렸다.. 보기가 힘들었음.. 그런 의미의 힘들다는 의미. 오히려 글보다는 해설 적어둔 게 더 재밌었다ㅋㅋ 나와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또 어떤 식으로 해석되고 있는지 등을 읽어나가는 재미는 제법 각별했다.

이 책은 그냥 변신만을 실은 책이 아니라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들을 모두 모은 책이었다. 그래서 관찰, 선고, 화부, 변신, 유형지에서, 시골 의사, 단식 광대(출판한 책들의 제목이다)를 모두 실어두었다. 그리고 그래서 엄청 길기도 했고..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유형지에서, 시골 의사, 율법 앞에서 정도일까. 변신은 당연히 원래 이 책을 펼친 목적이었으니 재밌게 본 것이 당연하고.

유형지에서 라는 글은 장교가 자신이 지켜온 비틀린 정의를 관철하고, 그것 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을, 시골 의사는 여성 자체를 약간 저급한 것으로 비유한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아무튼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것을, 율법 앞에서는 법의 모순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는데,(물론 다른 사람들은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잘 읽어나갈 수 있는 글들이었다는 점이 꽤 큰 점수를 얻었다.

간만에 프로그래밍 서적이 아닌 책을 다 읽었는데 재미있고 완벽하게 독후감을 쓸 수 없는 지금 내 상태가 좀 아쉽네.. 아유 피곤해.. 그래도 글 읽는 건 즐거웠다. 재밌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