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 세상을 바꾼 9가지 알고리즘을 다 읽고 나니 다음으로 읽을 마땅한 책이 보이지 않았다. 너무 기술적으로 서술된 책들은 지하철에서 잘 읽히지 않을 것이 자명해 보였기 때문에 일단 뒤로 미뤘다. 그런 책들은 보기가 너무 힘들고 효율도 잘 나오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간만에 마음을 좀 달래고자 빠르게 읽을 책 한 권을 꺼냈다. 그런 책 중에서 임백준님의 책보다 좋은 책은 없었으니까 아무 책이나 끄집어 냈는데 그게 임백준의 소프트웨어 산책이었다.

이번에 다 읽고 난 생각은, 역시 사람은 점점 발전해나가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예전에도 아마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읽었겠지만 아무래도 XML의 역사를 읽으면서 그렇게 느낀 바는 없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는 확실히 그래도 갈피를 잡고 나아갈 수 있었다. 아마 예전의 내가 이 챕터에 대한 감이 없었던 것은 메타 언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생활이 되고 내 일상에 스며들고 나니(json 형식으로.. 지만.) 그만큼의 지식이 쌓이는 느낌이다. 역시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해.

이 책은 뭐랄까 프로그래밍을 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알고 있으면 좋은 지식들을 총망라한 느낌의 책이다. 사실 지금은 보편적인 것들이 되었지만 이때엔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들이었을테지. 챕터만 봐도 필자 임백준님이 얼마나 프로그래밍의 정수만을 뽑아올린 것인지 알 수가 있다.

  1. 객체 지향
  2. 디자인 패턴
  3. 리팩토링
  4. 소프트웨어 공학(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5. XML

그래도 이 모든 것들에 조금씩이나마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는 바 정도는 모두 가늠할 수 있었고 그것은 나에게 성취감을 주었다. 그리고 임백준님의 글이 늘 그렇듯이 이 책 역시 참 읽기가 편하다. 각 챕터는 그에 해당하는 역사 이야기를 서두로 이들이 지향하는 바를 제시하며 지적 유희를 가져다준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의 프로그래머 K씨의 하루 역시 이번에도 인상 깊게 읽었는데,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프로그래머는 지적 유희를 따를 수밖에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 행복한 프로그래밍을 해야 한다. 하고 제시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역시 다른 책들에 비해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읽었는데, 다음 책은 어제 산 책으로 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있다. 어제 산 책? 그건 자바 네트워크 소녀 네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