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일요일 뿐이었다. 토요일은 회사에서 밤늦게까지 주말출근 해서 하루를 몽창 날렸고(진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한계선을 넘어선다는 기분을 오랜만에 맛보았다.) 그래서 보상심리로 일요일에는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신촌으로 가서 cd 네장과 책을 구매하고 집에 와서 뒹굴거리면서 이 책을 읽은 것 뿐이었구나. 그래도 간만에 주말을 완전히 할해해서 책을 읽었다는 것은 꽤 뜻깊은 일일지도.

이 책은 서울에 처음 올라와서 만주 집에 있을 때 경희대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읽었던 책이다. 사실 다른 책과 헷깔려서 구매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착각했던 책은 여러명의 프로그래머가 각각의 글을 쓴 책이었는데.. 아마 독후감 리스트 중에 있을 것이다.) 막상 사고 보니, 그리고 그때의 독후감도 다시 보니 꽤 감명깊게 본 책이었다. 지금 그 독후감을 보니 취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미래의 불안감을 마구 표출하고 있었다.

책이란 참 신기하다. 그때의 그 자신의 수준을 반영하여 자기 자신을 투영해주는 수단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다시 이 책을 읽으니 그때 보였던 것보다는 정말 훨씬 더 많은 것이 보였다. 당연히 2년이나 지났는데 조금도 성장하지 못했으면 안되지. 여러 저명 인사들의 이름도 돋보이게 보였고(그 모든 책들을 한번씩은 본 것 같은 뿌듯함 ㅋㅋ 해커와 화가의 폴 그레미엄, 클린 코드의 밥 아저씨, 말하면 입만 아픈 xp의 선구자 켄트 백, 리팩토링의 마틴 파울러 등.)이 책에서 나오는 간단한 이야깃거리, 맨먼스 미신 등이 이해가 되었다는 점 등등 굉장히 즐거운 독서였다. 그때는 아마 흘려 읽었겠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목표는 참 심플하지만 복잡하다. 그런 점이 내가 추구하는 바와 닮아 있었다. 현재의 이득보다는 내 목표를 머나먼 길로 인지하고 걸어가야 한다는 점은 나를 꽤 흔들어 놓기까지 했다. 맞아. 나는 오랫동안 프로그래밍을 해야 하고 지금의 연봉 등에 너무 크게 연연하는 건 좋지 않은 생각방식인 것 같아.. 하고. 아무튼, 꾸준히 노력해서 기여하고 공부하고 배우고 따르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패턴으로’(디자인 패턴, 리팩토링 등의 형태처럼 패턴의 이름과 적용해야 할 상황, 적용 방법 등을 들고 있는 점이 참 흥미롭고 재밌다 ㅋㅋ 이 점도 예전에는 볼 수 없었겠지.) 정의했다는 것도 즐거운 부분이었다.

아무튼 결국 재미있었다. 주말을 사용해서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 뭐, 자기계발서인지라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게 된 것 뿐이지만.. 아무튼 더 열심히 살아볼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