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읽은 적은 없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읽어온 책, 올 어바웃 러브를 드디어 완독했다. 이 책은 전에 예현이와 땡스북스에 놀러 갔을 때 예현이가 읽어볼 만한 책이라며 추천을 한 책이다. 그때 즉석에서 리디북스에서 결제했고, 그 후로 계속 읽어왔었다. 책을 읽어야한다는 목적의식에 빠지지 않고 읽기 위해서 정말로 의식하지 않고 틈틈이 읽어왔는데 그것 덕분에 더욱 특별한 독서였던 듯.

이 책을 읽기 얼마 전, 나는 회사에서 얻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책을 다시 한 번 읽어 보았다. 지금의 발전한 시각에서는 이 책의 문제점을 어느정도 짚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정말로 비판의식 하나 없는 시선으로 이 책을 읽었었기 때문에 ‘와 정말 옳은 말이다.’ 라고 무차별적으로 내용을 습식했었다.

결과적으로 범인들의 니즈는 확실히 충족시킬 수 있겠지만, 남녀간의 역할을 특정지어버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책 도입부부터 깨달았었고, 결국 책을 덮어버렸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이 책은 단번에 그 책을 뛰어넘는 사랑의 정의를 앞세워서 나를 이끌었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옮긴이의 말이 있는데 옮긴이 역시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으며 책을 읽어내려온 것이 분명해 보였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사랑의 정의가 얼마나 비루하고 볼품 없었는지, 그리고 사랑의 중요성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사랑은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배워야 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가족간의 사랑도 사실은 사회적 강요에 의한 것이다. 사랑 없이는 살 수 없으므로 사랑을 잘 하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라는 식의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이렇게 짧은 문단으로만 설명하면 반감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으나, 이 책은 이 내용을 담담하게 인지시키며 전혀 반감이 들지 않는 형식으로 납득시킨다.

재미있었던 문장을 몇개 옮겨놔야지.

  • 오늘날 미국에는 사회복지 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의 진짜 목적은 사회복지에 예산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공공 영역에서 살마들 사이의 유대와 연대감이 형성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 나는 그가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 남자가 가부장제를 거부하려고 하면 기존 사회가 얼마나 냉소적으로 구는지를 알게 되었다.
  • 이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자기계발서들은 남녀 차별을 정당화한다.
  • 솔직히 말하면 성차별주의자들은 여성들을 아이들과 남성들을 보살펴주는 역할로 한정짓기 위해, 여성들은 성적인 쾌락보다는 정서적인 욕구에 민감하다고 말한다.

    옮긴이의 말대로 나는 정말 사랑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랑의 ‘문맹자’였던 듯..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