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재독] 프로그래밍은 상상이다
이번에 틈날때마다 읽은 책인 프로그래밍은 상상이다. 요새 계속 시간 날 때마다 의무감없이 읽는 책으로는 임백준님의 책을 선택하고 있다. 이해하기 쉽고 깊은 철학을 곳곳에 드러내고 있는 인문학적 프로그래머인 임백준님의 글은 나에게 정말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저번에 읽을 때는 정말 말 그대로 하품을 하면서 읽었다. 하루만에 읽으려고 했던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설들을 잔뜩 묶은 책인 만큼 한템포로 끊김없이 읽기에는 주제의 이동이 너무 심했다. 그리고 프로그래밍에 대한 욕구를 품고 보기에는 사실 철학적 이야기 역사적 이야기가 너무 많이 가미되어 있다. 양념이 아니라 프로그래밍과 함께 메인 디쉬로 나온 느낌. 사실 칼럼의 성격이 바로 그런 글들이니까.
이번에는 느긋하게 읽은 덕에 밑줄을 쫙쫙 그어가며 즐겁게 읽었다. 사실 오늘 다 읽을지 몰랐는데 어제 예현이와 보낸 덕에 원래 읽던 책 다음 책을 선정할 시간을 가지지 못했고 그래서 어쩔수 없이 원래 읽던 책을 읽어야 했다. 결과적으로는 이 책을 다 읽었다.
프로그래머로써 인문학적 교양은 정말 필수라고 여겨진다. 프로그래밍을 예술로 여기는 폴 그레미엄과 그의 생각을 지지하는 칼럼을 썼다가 수많은 반박을 받은 임백준님의 모습은 책에 나온 말처럼 게릴라를 준비하는 혁명군의 모습과 일견 닮아있다. 현재 비판받는 게임계의 모습은 아마도 이런 인문학적 교양을 경시하고 자본주의에 완전히 녹아들어서 혁명군의 모습을 노려보는 자본가의 시선의 결과물이겠지.
많은 생각과 교양을 쌓아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즐거웠다. 한권을 한번에 읽기 위해서 펼치지 말고 하나하나 시간날 때 다시 읽어볼만한 글들이 많다!
응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