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근 일년이 지났다. 한동안은 정말 열심히 나프다를 꼭꼭, 마치 식후에 약 챙겨먹듯 퇴근할때 반드시 챙겨듣고는 했는데 그걸 끊은지 거의 일년이 지났다.(아마 일년이 넘었을 듯하다. 해리가 계실 때였던거 같은데.)

얼마 전 합정 알라딘에서 이 책을 찾아냈을 때는 마치 오랜시간 보지 못한 친구를 우연히 만난 듯한 기분이었다. 사야지 사야지 생각만 하던 책이었으니. 사야겠다는 생각도 채 마치기 전에 손에 집어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간만에 산 이 책은 펼치고 나서 모두 읽는데 거의 하루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책을 펼치면 도저히 읽는 것을 쉽게 멈출 수가 없었던 탓이다. 예현이랑 같이 있으면서 다 읽었다는 점도 완독의 의의에 또 다른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다 읽고 나니 드는 생각은 정말 임백준님은 어쩔 수 없는 내 마음속의 멘토라는 것.

놀랍게도 이 책의 대부분의 팟캐스트는 내가 모두 들어본 것들이었다. 거의 일년을 듣지 않았는데도 그렇다는 것은… 내가 이 책을 사는게 너무나 늦어버렸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ㅋㅋ 반성 반성.

다 읽고 나니 참 내가 분발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과거의 그 느낌들이 돌아오는 느낌이다. 난 사실 최근까지도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자만심이 컸다. 말로는 다들 이 정도는 하고 있다고 하면서 사실은 누가 이 정도까지 하겠어 같은 생각을 은연중에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이 팟캐스트를 보면 이정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말 그대로 천지빼까리. 오히려 더 많이 하는 게 정상이다. 스터디 모임이나 발표회 등을 재미로 다니는 사람들.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일이다.

그리고 팟캐스트보다는 책으로 보는 게 더 좋은 듯. 엠씨들의 생각을 좀 더 다듬고 깔끔히 정제하는 작업이 거쳐진 후라서 그런지 더 깊게 그들의 생각을 음미할 수 있었다.

책의 목차를 일단 살펴보자.

특이하게도 이 책은 3부로 이루어져있다. 팟캐스트 주제에 따른 분류인 듯하다. 1부는 기술 2부는 커리어 3부는 삶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말 그대로 1부는 기술적인 측면을 많이 이야기하는 주제들로 이루어져 있고 커리어는 코딩면접 같은 것들. 3부는 교육이나 노동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1부는 지적 허영심(ㅋㅋ)을 채우는 재미가 있었다. 컴퓨터 과학과 노드js(졸작에 썼던 터라 조금은 애정이 간다 ㅋㅋ) 해킹 데이터과학과 빅데이터, 그리고 프로그래머에게 알고리즘이 필요한것인지에 대한 사유. 즐겁게 읽었다.

2부는 글로벌 기업 코딩 인터뷰와 해외 취업,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솔깃하고 나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두근 두근. 아 디지털 노마드란 정해진 공간 없이 이곳 저곳 떠돌며 일을 하는 프로그래머(물론 좁은 의미다.)를 뜻했다.

3부에서는 어린이 소프트웨어 교육, 인터렉티브 디벨로퍼 분의 이야기, SI의 근무 환경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이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해서 만 생각하면 편협하게 생각하게 되는 나의 모습… 참 더 넓은 어른이 되어야지. 그리고 정말 열정과 깊은 식견이 있다면 모든 게 가능하구나 하고 일깨워주는 인터렉티브 디벨로퍼! 두근 두근. 그리고 특이하게도 si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위해 장하나 의원이 나와서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si 쪽은 끔찍하기 그지없구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기형적인 우리나라의 정책과 모습에 또 한번 혐오를 느낀다..

아무튼 즐겁게 읽었다!! 정말 하고자 하면 못할 게 없는 법.. 나도 나를 몰아세우기보단 즐겁게 해나가야 하겠지. 즐겁게!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