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cd를 사면 이사아게 재즈 관련해서만 구매하는 느낌이다. cd를 살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딱히 뭐 어떤 아티스트에 꽂혀있는 상황도 아닌지라 그냥 무난하게 유명한 재즈 아티스트의 cd를 사모으는 것이다. cd를 살 수 있는 상황이란 보통 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인데, 뭐 만약 사고 싶은 cd가 있다면 무리해서라도 책을 사고, 사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리해서라도 cd를 사려고 하는 편이다. 왜냐면 회사에서 도서 지원비를 제공하는데 거기에 cd를 얹어서 사면 책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사실 확인은 해보지 않았다.. ㅋㅋ 이런 면에서 난 별로 꼼꼼한 편이 아닌 것 같다. 반성 반성)

그런데 이번에는 놀랍게도 책도 괜찮은 게 있었고 cd도 괜찮은 게 있는 상황이었다 ㅋㅋ 프로그래밍 서적에서는 그다지 별 게 없어서 간만에 재즈 관련 서적이나 한번 보자 해서 찾은 게 이 책이고, 재즈 책을 찾았으니 음반도 한번 검색해보자 하고 처음으로 검색한 것이 존 콜트레인이었는데 검색하자마자 콜트레인의 음반이(물론 콜트레인의 실 음반은 아니고 베스트 음반이다. 전에 아트 블래키 관련한 베스트 음반과 같은 시리즈였다.) 있었다! 바로 책과 음반을 모두 집었고, 그건 지금 내 방 안에 있다.

일단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이니까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이 책은 재즈 애호가이자 재즈 컬럼니스트(? 아마?)인 사람의 책인데 나는 사실 이 책에 대한 편견이 조금 있었다. 주로 이런 전공적 느낌이 있는 서적은 번역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번역한 책이 아마도 저명하니 번역할 생각이라도 들지 않았겠느냐는 생각도 있고 아무래도 실제 본가가 아닌 우리나라 사람이 쓴 내용인지라 아웃사이더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프로그래밍 책도 주로 번역서를 구매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쓰인 책도 나름대로의 장점은 있다. 번역한 책은 번역투 때문에 읽기가 너무 불편하다.. 사실 최근에 읽은 gof도 번역투 때문에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넘어간 문장이 반은 넘어갈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정말 읽기가 수월했다. 우리나라 저자가 쓴 글이기에 말하듯이 읽어졌다. 더군다나 컬럼니스트니까 글에 껄끄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 쉽게 쉽게 읽어졌다. 그렇다고 전공 서적의 우리나라 저자에 대한 시선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일단 이 책의 구성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이 책은 마치 잡지의 컬럼처럼 각각의 내용들이 정말로 독립적이다. 한 책에 있는 글들이라는 걸 명시하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개별적인 글타래라고 인지하고 넘어갈 정도로 독립적이다. 아마 직업 의식의 투영이 아닐까. 별 설명이 없는 것을 보면 잡지 투고글을 묶은 책도 아닌데.

뭐 그래도 흥미롭게 읽었던 이유는 모든 글들이 컬럼의 형식을 띄고 있어서 저자의 경험들이 많이 녹아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점 때문에 이 책은 나의 흥미를 크게 돋우지 못했다. 나는 재즈의 역사나 재즈 아티스트들의 정보를 많이 얻고 싶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재즈 애호가는 이미 그런 것들을 당연히 습득하고 있다고 여긴 모양이다. 그는 자신이 다닌 나라들의 재즈에 대한 인식이나 문화의 발전 정도를 설명하거나 자신의 취미(야구, 게임 등)과 재즈를 엮어서 공통점을 설파하는 데 많은 정력을 소비했다. 음 뭐 이런 것들도 흥미롭긴 하지만.. 내가 바란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당연하게도 재즈 역사나(재즈의 어원과 기원이 꽤 흥미로웠다.)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들(저자가 좋아하는 마일스 데이비스, 그리고 오늘 cd를 구매한 존 콜트레인, 여성 보컬 빌리 홀리데이는 각각 하나씩의 큰 범주를 할당받았다.)도 있긴 했다. 재밌었지 이런 점들은.

뭐 이해는 된다. 저자는 가벼운 재즈 책을 만들고 싶어했던 모양으로, 그건 서문의 글에서도 드러난다. 뭐 괜찮은 재즈 책을 알라딘에서 구매하긴 힘들다는 점에서 이 책을 구매하게 된 건 꽤 다행일지도. 여담으로 나라별로 재즈의 문화 발전 현황은 이 책이 2008년에 나왔다는 이유로 신뢰감이 떨어진다. ㅋㅋ

아무튼 재미있게 읽었다.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