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로 얼른 다 읽어볼까나.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해서 드디어 다 읽었다. 뭐 이번에도 역시 그다지 의무감을 가지고 읽은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의 소설화는 나를 실망하게 만들어 왔었는데, 이번에도 첫인상은 동일했다. 애니메이션이 주는 상상력을 소설로 제한해 버리는 느낌. 뭐 원작이 있는 소설이라면 다들 이렇겠지만. 생각해보면 닷핵 어나더 버스는 게임의 스토리를 너무 많이 따라가고 있어서 지겨웠던 감도 있었다.(더군다나 크게 재미 없는 블랙로즈 개인사를 끼얹었을 뿐이었지.)

아무튼 그런데다가 요새는 실용 서적만 읽다 보니 이런 류의 책들은 감성팔이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고나 할까. 아무튼 크게 감흥으로 와닿지 않았다. 소설이라면 무릇 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옛날과 지금의 나의 시선의 갭이 굉장히 커졌구나 싶은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도 상당수 가지고 있는 책이었다. 캐릭터들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설정 같은 부분들 말이다. 매우 단순한 캐릭터인줄 알았던 캐릭터가(여주인공의 약점을 제공한 여학생 말이다.) 생각보다는 밀도 있는 성격이었다는 점.(거기에도 굉장한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도 입체적인 캐릭터였다니. 하고 생각하게 한다.)

그래도 간만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서 좋았다. 뭐,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