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말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얼마 전(이제 꽤 됐나.) 읽었던 언어의 정원에 이어서 두 번째로 읽어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소설. 언어의 정원 소설이 애니메이션의 감성과 꽤 많이 달랐던 것에 비해서 이번 초속 5센티미터는 애니메이션의 감성과 거의 비슷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여러 가지 각도로 다뤄보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다.

내용이야 워낙에 많이 봤기 때문에 눈을 감아도 훤하고, 달라진 점이나 좀 짚어보자면 마지막 장의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가 많이 늘어났다. 여자 주인공 쪽의 이야기는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반해서 말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별 특별난 내용은 없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특유의 느낌이 잔뜩 들어간 사랑 이야기가 몇 가지 추가되었을 뿐. 아, 많은 사랑들이 있었구나. 정도의 느낌이었다.

이렇게 다시 읽어보니 알겠다. 나는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예전이라면 정말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성차별적인 발언과 역할 분배가 정말 틀에 박힌 듯이 정량화되어 이 소설의 내용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아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생각하는 세상이란 이런 세상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니 좀 마음이 아팠다.

정말 좋아했던 감독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좋아하진 않는구나. 하고 깨달은 독서였다.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