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의 자기계발서,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되는 법. 이전에 너무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기분 전환도 할 겸, 지식과는 별 상관 없이 조금 마음을 달래보기 위해 이번에는 이 책을 뽑아들었다. 자기계발서니까 금방 금방 슉슉 넘기며 읽을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며 뽑은 책 치고는 굉장히 오래 읽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활자가 많았던 걸까 아니면 나의 집중력의 문제였던 걸까.

이번에 읽어보니 이 책, 너무 뻔하다. 내가 성장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이런 글들을 너무 많이 접해서 무신경해진 것일까.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진다. 덮으면서도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뭐지? 왜 이렇게 진부하지?

그러고 보면 나도 참 오래 프로그래머를 했다. 얼마 되지 않은 거 같기도 하고 꽤 오래 된 거 같기도 한 4년차 프로그래머다. 예전에는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공부를 하지 않은 나에게서 혐오감을 느끼기도 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내가 고뇌하던 그 모든 것들이 그렇게 특출난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는 점이 재미있다. 그게 삶의 묘미가 아닐까. 가까이 있는 건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것.

이 책도 그렇다. 그 전에는 그 모든 게 신기했고 재미있었겠지만,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지는 것이 참, 사람이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딱 알맞다.

여튼 시간을 사용한 만큼 조금은 얻어가는 게 있어야 하고 실제로 그렇다. 나는 프로그래머로써의 자세를 다시금 가다듬을 수 있었다. 좋아. 그거면 됐지 뭐.

지식의 습득은 없고 그저 위로감만 얻어가는 부분에서 반발심이 들었던 걸지도.

그래도 훌륭한 책이라는 건 별 이견이 없다.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