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대한 목마름으로 항상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내가 하는 것이라고는 집에 돌아갈 때 영어책을 한번 펼쳐보는 것 뿐이네. 늘상 지지부진한 나의 영어 진도를 조금이라도 눈에 띄도록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쥐고 있던 루아 책을 덮고 또 다시 이 책을 집어들었다. 루아 책은 원서이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해석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고 또한 내가 해석하지 못할 때는 그냥 대충 넘어가 버린다는 난점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어를 눈에 익게 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 외에는 제자리 걸음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다. 물론 이건 그냥 핑계고 루아 책은 다 읽기까지 너무 많이 남았는데, 나는 뭔가 한 걸음 나아갔다는 지표가 필요했다.

늘 재독할 때면 느끼지만 이전에 느꼈던 감정과 지금 느끼는 감정이 참 다르다. 책에 대한 느낌이라던가 책이 내뿜는 디테일이라던가.

이번에는 어땠냐 하면, 음 항상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이번에는 전보다 조금 더 성장한 게 아닐까? 하는 자만심이 첫째로 든다. ㅋㅋ 현실은 전과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느낌상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하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 할까. 뭐. 책을 또 한 번 다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제법이긴 하다. 그렇지 않은가?

이 책의 각 컬럼?들은 별 난이도로 책정되어 있는데 갈수록 난이도가 향상되는 방식으로 나열되어 있다. 난이도의 기준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관계대명사 등이 많이 생략될수록, 문장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 모양이다. 나 역시 마지막에 가서는 문장의 맥락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힘겹게 책을 읽었기도 하고.. 정말 많이 부족하구나.

아무튼 다 읽었네. 다 읽고 나니 다시 루아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별로 안들고, 이렇게 해석이 되어 있는 IT 관련 원서를 읽고 싶은데 적당한 것이 없을까? 또 서점을 들러봐야 겠다..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