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12월 12일. 내가 이 책을 처음으로 끝까지 읽는 시늉을 해본 날이다. 1년이 넘게 흘렀는데, 과연 나는 만족한 만큼 성장했을까? 의구심을 가지면서 다시 이 책에 도전했던 게 벌써 보름이 지났다. 결과야 뭐 이번에도 나의 참패. 이번에는 그래도 집중력 있게 읽은 것이 중후반 정도까진 되니까 판정패가 될 뻔도 했는데 결국 KO패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수학이란 증명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 증명이란 것들이 온통 수식이고 수식 하나 하나를 해석하는 것이 코드 리딩보다 복잡하게 느껴지는데 이를 어쩐다. 다 아는 기호이고 다 아는 문자들인데 도통 해석이 되지 않는다. 내가 빠뜨리고 진행한 것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결국 날 덮쳤다.

그래도 예전보단 나아졌겠지. 초중반까진 꽤 잘 읽었잖아. 조심스럽게 위로해본다..

이 책의 마치는 글에는 이런 글이 있다. ‘아무리 어려운 분야라도 그 분야에 대한 가장 쉬운 책을 읽고 나면 그보다 더 어려운 내용의 책을 읽는 시간이 반으로 줄어든다.’ 과연 용기를 주는 말이다. 다시 조금 더 쉬운 책으로 도전장을 내밀어보고 그 후에 또 한 번 도전해보도록 해야겠다.

책과 공부를 과업이 아닌 즐거움으로 여겼으면.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