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번에 읽은 책은.. 두구두구. 게임 매니악스 탄막 게임 알고리즘. 이 책으로 말할 것 같으면 벌써 어인 4년이 된 책이다. 홍대 부근, 옛날 경수집 근처에 있는 중고 서점 집을 들러 기웃거리다가 발견하게 된 (그때 당시엔) 신간을 참지 못하고 구매했는데 신간인지라 10% 정도?밖에 할인이 되지 않은 가격으로 구매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것 같다. 뭐랄까 ‘게임’과 ‘알고리즘’이란 단어가 합쳐져 있는 책이니 아무래도 안 살 수가 없었다고..

먼 시간동안 이 책을 읽지 않은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내가 탄막 게임을 그다지 즐기지 않기 때문이겠지..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좋아하는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장르. 고등학교때 친구들이 동방에 열광할 때도 나는 먼발치서 구경만 하면서 어이구 잘하네- 하는 생각만 했던 정도다. 그렇지만 탄막 게임도 역시 게임. 어떤 식으로 구현해 나갈라나. 이번에 그 마음의 짐을 덜어보고자 읽어보게 되었다.

저번주 주말에 좀 읽고 이번 주말에 후다닥 다 읽어나간 책인데, 사실 이번 주말에 다 읽게 될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왜냐면 저번주에 1/4 정도를 겨우 읽었기 때문. 그 속도라면 한달은 걸렸어야 정상이겠지만..

우선 이 책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먼저 이 책이 나에게 남긴 것은 뭐.. 메모리 관리 관련해서 조금 더 인사이트를 넓혀준 것과 뭐니뭐니해도 탄막 게임의 기술에 대한 것을 세세하게 알려주었다는 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이 책은 탄막의 종류를 나열해놓은 사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게 바로 이 책을 이렇게 일찍 다 읽은 이유이기도 하고. 초반의 탄막 클래스를 구성하는 쪽, 그리고 메모리를 언급하는 쪽까지만 해도 오우 재밌다 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아니 딱 내가 저번주에 끊고 이번주에 읽기 시작한 부분부터는 거의 탄막의 종류를 설명하고 탄막을 블랜딩하고 탄막을 구현하는 것에 촛점을 두고 있었다. 뭐 어떤 심도 깊은 코딩도 아니고 탄막 알고리즘을 좀 더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하드코딩을 하면서 말이다.. 그 기본이 탄막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삼각함수 정도는 조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 외적인 건 모두 그냥 단지 탄막, 탄막. 탄막 덕후 프로그래머가 탄막을 알리고 구현해보고 싶은 마음에 만든 책이라고밖에 말할 수가 없다…

그래도 덕분에 탄막에 대해 조금은 경외감을 가지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회피 기술이 있었고, 많은 패턴이 존재했다. 내가 게임을 할 때만 해도 피하기 급급하느라 그 모든 점을 조금도 신경쓰지 못했었는데. 이런 작은 디테일마저 파악하는 힘이 나에게 있었다면.. 그 작은 디테일을 눈치채는 것이 센스이고 기술이고 실력이겠지.

뭐 여튼 탄막 게임 알고리즘이다 보니 비행 시뮬레이션에 관련된 구현도 전혀 언급이 없었다 ㅋㅋ 그에 대한 다른 책이 있는 모양이던데. 음. 아무튼 탄막에 대해서는 꽤 알게 되었네.

그렇지만 이도 게임이다 보니 다양한 볼거리와 난이도 조절 등,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점이 재밌다. 과연 기획과 개발이 어떤 식으로 나뉘어져 있을까. 아니, 나뉠 수는 있을까? 다양한 궁금증과 즐거움을 남긴 책이다. 그래도.

이 시리즈의 액션 게임 알고리즘이라는 책도 있는데, 다음 주말, 아니 다다음 주말(다음 주말에는 이노스 사람들과 가평에 간다.)에는 과연 손을 뻗을 수 있을 것인가. 두구두구.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