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정말 힘들었다. 판타지 소설을 이렇게 힘겹게 읽어야 하나? 하지만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찔끔찔끔, 대충대충이나마 열심히 읽었다. 내킬 때까지 읽지 않을때가 더 길었기 때문에 이만큼 질질 끌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작년부터 읽었던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읽었네.

읽기 힘들기도 했지만, 책 자체가 길기도 하다.

1권 회색의 마녀 2권 불꽃의 마신 3권 화룡산의 마룡 상 4권 화룡산의 마룡 하 5권 왕들의 성전 6권 로도스의 성기사 상 7권 로도스의 성기사 하

이렇게나 많은데 오래 걸릴만도 하지.

다 읽고 나서의 평가는, 뭐.. 그렇게 크게 할 말이 없다고 하는 편이 맞으려나. 그 이름에 비해 내용은 정말 전형적인 용사물이었고, 전쟁물이었다. 뭐, D&D에서 파생된 이야기이니까 깊은 어떤 것을 기대하기 힘들긴 하겠다만. 그래도 조금은 심도 깊은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오랫동안 회자될 정도의 책이라면 분명히 어떤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었고 그게 읽기 시작한 동기이다.

하지만 이 안에는 전형적인 남성향 판타지 그 이상도 이하도 없었다. 자유기사 판, 그리고 그를 따르는 (더 능력있지만 그에게 보호받길 스스로 원하는)엘프 디드가 대표적인 캐릭터니, 그 속에 들어있는 자연스러운 혐오는 그러려니 해야 할 수준이다. 시대를 고려한다면 뭐 이해를 해줄 정도이긴 하지만..

‘회색의 마녀’가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고 그녀(그?)가 좌절하며 책은 끝난다. 적과 아군이 명백하고 마모는 그 척박한 땅과 소수자임에도 척결당해야 할 대싱임이 당연시된다. 악이다. 악을 이끄는 남자를 조금 치장해 주며 흑백논리를 살짝 가려보지만 책을 관통하는 이 이분법은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아무튼.. 다시 펴진 않겠지. 캐릭터성만이 이 소설의 가치리라. 일본 애니메이션의 그것과 일치한다.

뭐, 재미있었다. 그래도. 생각할 여지는 있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