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유희를 위해서건,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건 아무튼 수학은 중요한 학문이다. 열심히 일궈나가고 있는 나의 독서 습관 중 많은 부분을 수학책이 차지하고 있는 이유를 굳이 말해 보자면, 정말 사소한 것 하나 하나에 수학이라는 친구가 숨어서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은 말할 것도 없고, 정말 단순하게는 커피를 내려마시기 위해서도 원두의 무게를 계산해야 한다.(이건 뭐, 산수라고 봐야겠지만.)

아무튼 그런 이유로 또! 이 책을 읽었다. 수학으로 시작하는 3D 게임 개발. 읽을 때마다 정말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삶이 바로 프로그래머의 삶이라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 저자는 몇 살때 이 정도의 성취를 이뤄낸 걸까. 뭐 그런 것들을 상상하며 우울해진다.

이번에 조금 달랐던 점이라면, 매일 읽은 부분을 저녁에 공책에 정리해 보았다는 점 정도.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읽을때는 아침이라 졸립고 피곤해서 슥 넘어간 부분을 저녁에 정리할 때가 되어 다시 보니 미처 내가 읽지 못한 부분이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계속 있었다. 그리고 복습도 되다 보니.

책 자체는 읽을 때마다 언급했으니 딱히 어떤 책이었다- 라고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몇 번 읽었지?

이 책을 읽을 때마다, 그리고 다 읽을 때마다 이 글이 참 눈에 밟힌다.

2011년에 발표된 CNN 리포트에 따르면 게임을 구매하고 나서 끝까지 플레이하는 게이머는 불과 10% 내외라고 한다. 그것도 그냥 게임들이 아니라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될 정도로 좋은 게임들이 그렇다.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 할 때처럼 집중도 있게 책을 완독한 걸까? 의구심이 드네.. 그래도 이전보단 나아진 내가 되는 것이 목표니까, 더 우울해 하지 말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 보자.

이번 기회에 읽은 책 정리하는 습관을 만든 게 참 마음에 든다.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