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 페이스북에 내가 댓글을 달았던 것을 계기로 우철이 형과 간만에 연락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새 독서 모임을 해보자!는 결론에 다달아 있었다. 한번쯤 다른 사람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즐겁겠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닌 우철이 형의 이야기여서(우철이 형의 그 문어발식 관심 수준은 굉장히 경이롭기 그지 없다.) 한번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첫 번째 책이 바로 이 책, 플랫폼 레볼루션이다.

모임에 가기 전에 정리를 한번쯤 하고 싶었지만, 왠지 지금처럼 대충 즉석에서 기억나고 생각나는 점들만 대충 끄적이는 것은 아무래도 안될 것 같은 그런 묘한 무게감이 들었기 때문에 손쉽게 이렇게 독후감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모임을 가기 전까지도 독후감을 미뤄야 했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독후감을 쓰는 이유라면, 생각보다 가벼운 모임의 성격에 조금 안도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물론 우철이 형이 발표를 진행했고, 형이 간단하게 진행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실체가 없던 모임의 형체가 조금은 잡힌 느낌이라서 마음은 조금 편해졌다.)

여튼 책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책의 얼굴은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이 내용의 대부분을 함축하고 있음을 예상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플랫폼 레볼루션. 플랫폼의 혁명에 대해 말하고 있다.

플랫폼에 대해 우선 이야기해보자면, 아무래도 책을 읽기 전에는 추상적인, 그리고 매우 좁은 식견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저 ‘사용자들이 모이는 어떤 공간’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정리에 따르면 플랫폼은 사용자들을 서로 연결해 주고 상ㅅ품과 서비스, 또는 사회적 통화를 교환하게 해 줌으로써 모든 참여자들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고 생산자가 소비자가 되는 어떠한 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주는 중간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책은 꽤 많은 분량을 통하여 커뮤니티, 수익 창출, 생태계 등에 대한 고려할 점들을 쭈욱 나열하고 있는데, 사실 실제 플랫폼을 구성하려 할 때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플랫폼에 대한 간단한 고찰을 할 때에는 필요 없을 정도로 과도하게 디테일한 정보들이 많이 들어 있다.(쓸모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입문서르써 이 책을 대하는 나로써는 아무래도 정보의 범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책을 통해 ‘플랫폼’에 대한 나의 생각이 넓어지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는데, 그 많은 생각들을 모임에서 제대로 풀어놓지 못했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뭐, 에를 들자면 플랫폼의 UX 통합적인 측면(이미 익숙해진 UX가 있다면 사용자들은 관성에 의해 그 UX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플랫폼은 서비스를 증가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비슷한 사용자 경험으로 서비스를 늘려가듯이.). 그리고 네이버 카페를 예로 들며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플랫폼의 템플릿화(플랫폼이 플랫폼을 생산하는 구조가 재미있지만, 이 구조가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닫혀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꼽고 싶다. 마치 sns같은 간단한 형태의 플랫폼을 생산할 수 있게 트랜드를 맞춰나갔으면 어땠을까.) 같은 것들.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좀 아쉽네.

역시 모임을 상정하니 생각하는 폭이 더 넓어진다. 프로그래머로써는 역시 빅데이터와 머신 러닝의 중요성을 다뤄야 하겠지만, 이 부분은 막연히 기술적일 뿐인 것처럼 느껴지는지라..

아무튼 재밌었다. 다음 모임때는 내가 발표하게 되는데, 과연… 어떨라나. 다음 책은 발표 전에 독후감을 써서 발표할 내용을 정리해보도록 해야지.

우철이 형이 정리한 오늘 모임의 정리본.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