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참여하게 된 독서 모임. 그리고 그를 위한 책, 스토리 플랫폼. 스토리 플랫폼이라는 말 자체는 꽤 흥미롭다. 내가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어왔던 이상의 어떠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는 듯한 단어 조합이다. 스토리. 그리고 플랫폼. 먼 미래, 내가 만든 어떤 것은 아마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친밀하다.

우선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책은 스토리, 그리고 플랫폼 위를 스치며 조용히 지나간다. 그 어떤 파장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마치 쓰레기통을 뒤지듯 흔적을 남기지 않고자 하듯이 조용히.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 등 스토리를 가진 것들에 대한 플랫폼들을 언급하며 현상을 설명하고 과거를 설명하고 현재를 설명하며 은근히 법으로 살짝 토핑으로 뿌려준다. 하지만 그 이후를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플랫폼의 미래와 그 후에 대한 어떤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래도 현상을 나름대로 열심히 파악하려 노력했다, 스토리도 플랫폼도 과거를 짚으며 그 구현 방식을 조목 조목 따져볼 수 있는 틀을 마련하려 했다는 점에서는 조금 점수를 줘도 되지 않을까.

저자의 몇몇 의견들에는 의문이 들었는데, 예를 들자면 PPL에 거부감이 없는 독자들 같은 경우. PPL에 대한 문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거부감이 없다 라고 단언할 수 있는 수준일까? 인터넷의 휩쓸리기 쉬운 분위기는 첫 댓글만으로도 그 컨텐츠의 부정적인 부분을 부풀릴 수도 숨길 수도 있더라만은.

법에 대해 조금 생각하게 해준 점은 좋았다. 이런 저런 생각과 의문을 품을 수 있었다. 비록 우철이형은 ‘이상하다’라는 한 마디로 저자가 정리한 법 조항들을 무너뜨렸지만. 과연, 역시 전문직.

스토리, 그리고 플랫폼에 대한 토론은 꽤 할만한 것이 많았다. 스토리와 이어지는 컨텐츠는 무궁무진하고 또한 흥미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토론 역시 꽤 활발히 즐겁게 잘 이루어졌다.

커뮤니케이션이 자아내는 부산물은 자극적이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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