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독서 모임을 가진지 일주일이나 지났다. 3월 1일, 금요일. 그리고 독서 모임을 가졌던 건 저번주 토요일, 2월 23일. 핑계를 대자면 바빴다. 주말 출근을 불사하며 마감을 맞추려고 시간을 땔감 삼아 불타오르는 것에 너무 익숙해지면 안되련만. 이 불합리함에 맞서 싸워야 하련만. 내 그릇은 왜 이리도 작은 걸까.

아무튼.

이번 독서모임의 책은 바로 이 책, 유튜브 레볼루션이다. 책 제목에서 이전 책, 플랫폼 레볼루션의 향취가 깊게 올라오는데 다분히 분석적이었던 그 책과는 다르게 인터뷰집과 비슷한 흐름으로 책을 전개해 나간다.

저자가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유튜브 친화적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그 덕분에 저자의 말에 내가 반박을 떠올리자 마자 저자의 ‘물론 늘 그렇진 않다’ 라는 식의 글이 솟아오르곤 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유튜브에서 성공한 커뮤니티는 한결같이 축제의 장 역할을 해온 곳이다. 함께 모여 냉소주의에 깊이 빠져들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장소가 아니라, 팬들이 모여 좋아하는 영상을 함께 시청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라는 글에 내가 ‘소수자의 희화화 등이 다름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나?’라는 반감을 떠올리자 마자,

[환상은 금물이다. 유튜브 역시 악성 메시지와 댓글에 관한 문제가 많다.]

라는 글이 뒤이어 나오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늘 긍정적인 부분을 우선시하여 유튜브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조금 의아함을 자아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흐름을 관망하는 이 책의 내용은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여러모로 잘 전달해 주었기에 납득 가능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여러 이야기를, 여러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훑는다. 취미, 뉴스, 광고, 학습, 사생활, 생각할 수 있는 그 모든 것들을 컨텐츠화 하여 이 책에서 말한대로 관심이라는 재화를 획득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장점과 단점들.

특히 광고 관련해서 꽤 재미있었는데, 광고가 그 시대의 사회적 문제를 자주 담기 시작한다는 점이 예술과 점점 맞닿아 간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저런 광고들을 모두 찾아봤는데, 내가 광고를 보게 되는 과정이 타의적에서 자의적으로 변했다는 사실도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역시나 부정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가 토론에서 나왔다. 규제 관련 이야기인데 우철이 형의 이야기에서도 내 기준과 다른 시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요지는 이것이다. 과도한 규제가 우리나라에서 과연 효용성이 있는가. 유튜브는 실제로 규제할 수 없으며 결국 규제 대상은 우리 나라 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우리 나라의 기술 발전을 저해시키고 경쟁력의 손실로 이어진다. 일견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 흥미로웠다. 물론 그 말로도 물밑으로 이루어지는 대기업의 독과점 내 이득만을 위한 검색 알고리즘의 분배와 그에 대한 경계는 흐려져선 안된다는 내 입장도 크게 굽히진 않았지만..

즐거운 독서모임이었다. 하지만 나의 감정적인 면을 너무 드러내는 건 아닐까. 나는 좀 더 자중할 필요가 있다. 조심하자. 그런 면에서 굉장히 반성이 되는 모임이기도 했다.

책도 재미있었다. 원제가 ‘스트림펑크’(Streamfunks)였다는 점만 이해한다면 책의 맥락이 제목과 좀 동떨어져 있는 부분도 이해 가능하다. 책 제목도 경제, 자본주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또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