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메이크 타임
요 최근 다시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프로그램을 최적화 하듯이 내 삶도 최적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내가 해둔 최적화가 과연 올바른 최적화인가? 파레토 법칙을 고려하지 않은 최적화로 괜한 곳에 진을 빼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습관이 되어버린 모든 행동들이 과연 정말 필요한 것들일까? 덜어내고 추가할 만한 것들은 없을까? 그런 생각들. 그래서 또 조금 행동양식을 변화시켜보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해지는 그런 문제들.
보디 빌딩에서 루틴을 짤 때 고려해야 하는 점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루틴이 너무 익숙해지기 전에 다른 방식의 루틴으로 바꿔야 한다는. 너무 익숙한 루틴은 근육의 자극을 확실히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즉 늘 같은 자극은 익숙해져서 덜 힘들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자극을 줘야 한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삶과 계획에도 똑같이 적용이 되는 것 같다. 되돌아보니 늘 같은 자극과 행동 양식에 침체되어있으면서 뭔가 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 부여만 하고 있는 모습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따.
그런 문제들을 고쳐나가고자 또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일주일을, 한달을 좀 더 명확하게 계획을 세워보고 있는 참이었는데 다행히 그 방식이 꽤 효과가 있었다. 좀 더 매끄럽게 하루를 굴릴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렇게 가시적인 효능을 느끼고 보니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하고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 욕심의 일부가 바로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었다.
책은 명확했다. 구글에서 ‘스프린트’ 프로세스를 개발한 개발자들이 자신의 삶에도 그 방식을 자신 각각에게 어떤 방식으로 적용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두 저자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삶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꽤 효율적으로 표현되어서 나는 이 방식들을 어떻게 적용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게 꽤 영리하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만 보이는 것들일 수 있는데,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그 당연한 것들이 도저히 체감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것들을 확실히 안다고 착각하는 거다. 마치 시험 보기 전에 개념이 눈에 익어서 나는 이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막연히 확신하지만, 막상 시험을 보기 시작하면 내가 하나도 모르는구나, 하고 깨닫는 과정과 비슷하다.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아는 것의 간극. 그걸 늘 경계해야 하는데, 인간의 본성과는 꽤 떨어져있다 보니 잘 안 된다. 이 책을 읽는 중에도 또 그렇게 생각해 버리고 만다. ‘뭐야. 너무 당연한 거 아냐?’
천천히 해나가야겠지. 좀 더 나은 방식을 찾기 위해서라도 몇 가지는 적용해 보려고 노력해볼 참이다. 또 누가 알아,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 속에서 전혀 새로운 것을 찾게 될지.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