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책 메모] 시드 마이어
시드 마이어 : 컴퓨터 게임과 함께한 인생!
“한 아름다운 여신이 일본의 젊은 지도자, 도쿠가와 앞에 나타났다. ‘오, 도쿠가와여. 당신에게 줄 임무가 있습니다. 도시를 세우고 지구에 문명을 번성시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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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드레스를 입은 금발 아가씨가 등장하는 이 이상한 애니메이션 덕분에 게임이 더 나아졌다고 하는 현지화 팀의 주장에 크게 당황했다. 어떤 천상의 존재가 내린 명령에 따라서 하는 일일 뿐이라면 ‘왕이 되니 좋지 아니한가’라는 슬로건을 어떻게 내세울 수 있겠는가?
아마도 문화적인 차이이고 저게 일본 현지에 더 잘 맞는 오프닝이었을테지. 문화란 늘 합리적인 것만은 아닐테고. 무조건적인 이해도 물론 잘못이지만 현지의 감성을 무시하는 것도 개발자의 덕목이라곤 할 수 없을 듯.
325p
한 리뷰어는 이렇게 인정했다. “사실 버거운 용량의 PC 버전을 콘솔로 억지로 포팅하지 않고 해당 플랫폼에 맞춰서 제작한 덕에 다른 회사라면 실패했을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콘솔판 문명인 문명 레볼루션의 이야기. 나오기 전에는 PC 유저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고.
327p
당시 우리가 썼던 표현처럼 저녁용 <문명>이었다. 누구에게나 한 게임에 80시간이나 쏟을 여유가 있는 게 아니었고 우리가 더 많은 일과 가족 부양의 의무가 있는 사람을 냉대할 이유는 없었다. 327p문명>
우리는 각 전투 확률을 화면에 표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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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이 아주 낮더라도 언더독은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발전이 느린 나라의 창병이 전투에서 탱크를 이기는 말도 안되는 일이 가끔 일어났다. 나는 이런 일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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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승리 확률을 보여주면 AI가 째째하게 앙심을 품고 일어나지 않을 법한 결과가 나오도록 조작한 것이 아니라 실제 계산에 의해 나온 결과라는 것을 플레이어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언더독 :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
누구라도 이견이 없을 것 같은 논리적인 생각이 아닌가? 하지만..
333p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었다. 사람들은 확률이 낮았다는 증거에 감동하기는커녕 확률이 높았던 전투에서 패했을 때 더 강력하게 반발했다.
확률이 높은데 지는 상황을 견딜 수 없어하는 플레이어들 때문에 실제 무작위에서 무작위로 동작하는 척만 하는 식으로 업데이트 해야 했다고 한다. 게임은 논리가 아니라 감정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어느 구석에서 감정을 터치할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없는 것도 참 난관이다.
335p
하지만 특히 어린이를 상대로 약탈적 영업을 하거나 업그레이드와 필수 콘텐츠 사이에 경계를 흐린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부분 유료화 게임이 많다. 제품은 책정한 가격에 합당한 가치를 제공해야 하고 플레이어가 돈을 내고 받는 제품에 관해 그들과 정중하고 정직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344p
플레이어가 게임을 한 번에 선불로 구매하면 새로운 복잡성 요소를 정상적인 속도로 추가하면서 게임 난이도를 점진적으로 올릴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두 번째 미션을 마친 후에 돈을 내거나 게임을 그만두는 선택의 갈림길에 내몰린다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계속할 만한 게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더 어려운 요소를 일찍 노출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그 정도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다음 레벨이 더 어려울 것이라 가정할 플레이어를 놓칠 위험이 있다.
데모 플레이 후 계속 플레이 하기 위해 구매해야 하는 게임에 대한 고려사항
345p
예컨대 “보이는 것에 속지 마세요”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는 알록달록한 덩어리로 화면을 채운 플랫폼 게임을 만들었다. 줌아우샇다 보면 마지막에는 지금까지 지나온 단계가 유명한 예술작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라이언이 유치원 다닐 때쯤 인용했을 법한 규칙, ‘재미를 찾아라’를 완벽히 보여주는 예였다.
게임잼에서 나온 재미있는 프로토타입의 예
허를 찌르는 감각은 이전과 이후가 맞물리면서 더 큰 희열을 주는 것 같다. 그렇게 판을 깔기가 힘들어서 문제지만..
346p
요즘은 이스터 에그가 예전만큼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된 데에는 2005년에 불거졌던 ‘핫 커피’ 스캔들의 영향이 크다.
352p
그 대신 이스터 에그의 희극적인 기능은 도전 과제, 즉 겡미 특정 기준을 충족시킬 때 받는 가상의 보상이라는 개념으로 대부분 대체되었다. 특정 난이도에서 승리하기 같은 일반적인 과제도 있지만, 무작위 지도 게임에서 하와이를 발견했을 때 나타나는 ‘Book ‘em, Danno(체포해, 대노)’처럼 재밌는 과제도 있다. <문명 V=""> 몽골 시나리오에서 승리를 거두면 '칸(Khan)'이라는 도전 과제를 달성하고 패배하면 '카아아아안(Khaaan)!'이라는 도전과제를 달성한다. 353p문명>
<문명>이 수년간 영감을 불러일으킨 모든 농담과 장난 중에 내가 앞으로도 늘 가장 재밌다고 생각할 것은 단연 '핵 간디'다. 그런데 이유는 복잡하다. ... 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의 군사적 공격성을 자동으로 2점 떨어드렸다. 이 경우 이론상으로는 간디의 점수가 -1점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계산에서는 음수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오버플로 오류가 발생하면서 숫자 목록의 꼭대기로 되돌아가서 간디에게 255점을 부여했다. 그래서 인도가 민주주의를 채택하는 순간 간디는 포악한 전쟁광이 되어서 사정거리 안에 있는 모든 국가에 핵무기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 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밈과 패러디 때문에 핵 간디가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느낀 것은 아니다. 진실은 이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버플로 오류는 발생한 적 없다. 354p 그보다 더 내 흥미를 끄는 질문은 '언급될 때마다 트래픽을 꾸준히 생성할 정도로 이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이다. ... 이 이야기에는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 스스로가 똑똑하다고 느낄 만한 약간의 기술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데 설명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정도로 간단하다. 게다가 유머가 포함되어 있어서 새로운 사람에게 전해질 때마다 수명이 조금씩 더 길어진다. 간디가 핵무기를 발사하는 이야기는 늘 그래왔듯이 웃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는 아무리 드물게 발생한다 해도 마찬가지다.이 일련의 이슈에서도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이유를 파헤치고 재미의 본질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구나. 나는 재미라는 요소에 얼마나 진심이었을까? 359p 문명>